2008년 07월 25일
지두력-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해결 능력
'지두력'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책을 읽어보니 일본에서는 잘 사용하는 단어인것 같지만, 그렇게 와닿지 않았지만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 해결 능력'이라는 부제목은 눈을 확 잡아 끌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일단 숙제가 나오면 마우스부터 잡고 웹서핑부터 하던 나는, 그게 매우 비효율적이란 걸 알면서도 몇시간씩 의미없는 자료를 찾아 모으곤 했다. 부제목을 보고 나의 그런 모습을 떠올렸던 건 적절한 연상이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바로 정확히 '그러지 마라!' 하고 주장하고, 더 나은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두력'은 우리 말로 알아듣기 쉽게 옮기면 '생각하는 힘'이다. 수학문제나 퍼즐을 잘 푸는 사람을 볼때, 과제가 주어졌을 때 남들보다 적은 시간을 들여 좋은 결과를 내는 사람을 볼때 우린 보통 '머리가 좋다'는 말을 쓴다. 이 책의 저자는 보통 사람도 훈련을 통해 생각하는 힘, 지두력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우린 각자 성능이 조금씩 다른 CPU를 가지고 태어나고 조립 컴퓨터와 다르게 우린 이 CPU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데, 뛰어난 CPU를 가진 컴퓨터가 아니라도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쓰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알고리즘이 좋은 알고리즘일까? 이 책에서는 세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결론부터, 전체로, 단순하게'
(결론부터의 내용만 살짝 요약하자면) 우리는 종종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때 우리가 지금 할수 있는것부터 생각한다. 예를 들면 어떤 과제가 주어졌을 때 자료수집을 먼저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반대로 하라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결론부터 생각해서 '목표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하라는 것이다. 아까의 예에서 빗댄다면 과제를 위해 내가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왜 내가 써놓고 나면 이렇게 당연한 소리가 될까.. 책에서 봤을땐 설득력이 있었는데... 글빨의 차이 ㅠㅠ)
지두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이 책에서 제시하는 훈련 방법은 '페르미 측정'이다. 20세기의 위대한 물리학자였던 페르미가 즐겨 하던 게임이랄까, 놀이 같은 건데 예컨데 '시카고에는 몇 명의 피아노 조율사가 있을까?' 하는 뜬금없는 문제를 푸는 것이다. 그는 종종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져 학생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제한 시간은 5분. 인터넷 검색은 허용되지 않는다. 오로지 내가 알고 있는 정보만으로 답을 추정해야 하는 문제이다.(페르미 추정이 궁금하시다면 책을 보세요:D )
이 책에서는 이렇게 지두력의 중요성과 페르미 추정을 소개하고 지두력을 직장인들이 활용할수 있는 실례를 보여주고 있다. 본인은 직장인이 아니다 보니 이 부분이 잘 와닿지가 않아서 가볍게 스킵.
책값은 12000원. 가격과 책 두께, 혹은 담고 있는 내용의 양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독자라면 서점에서 한번 휘리릭 넘겨보고 지나칠 지도 모른다. 확실히 이 책은 분량도 얼마 안될 뿐더러 담고 있는 내용은 거의 두줄 요약 된다. '결론부터, 전체로, 단순하게', 그리고 페르미 추정. 그렇지만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상당히 유용하다. 확실히 익힌다면 인생이 한결 깔끔하고 속도감 있게, 그리고 머리 쓰는 일이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자기 계발도서에 대해선 일종의 편견 같은 것(뻔한 소리만 할 것이다, 말만 번지르르할것이다, etc)가 있었는데 적어도 이 책은 한번 읽어볼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읽는다고 지두력이 키워지는 것도 아니고 페르미 추정을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자기 스스로 평소에 꾸준히, 오랫동안 노력을 해야겠지.
하여간, 논문 쓰겠다고 한동안 공부만 하고 있던 나에겐 조금 자극이 되었던 책이다.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은 지식을 더 쌓기보다 이미 있는 지식으로 토픽을 풀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인데, 방향을 잘못 잡은 듯하다. 이제 주제도 잡았으니 어여 문제에 집중하자. 오늘의 독서 감상문 끝~
# by | 2008/07/25 22:44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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